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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길] 자녀교육칼럼 14 - 다시 고1이 된다면 꼭 하고 싶은 3가지
다시 고1이 된다면 꼭 하고 싶은 3가지

청소년 진로상담사
밝은미래교육 대표이사
이영길

오늘로써 수능을 마친지 딱 1주일이 지났습니다. 요즘 딸아이는 마지막 고등학교 시험이 될 기말고사를 치고 있습니다. 이번 기말고사 성적은 대학입시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시험입니다. 물론, 딸아이가 재수를 하게 될 경우에는 아주 중요한 시험이 될 수 있지만 그렇게 할 생각이 없는 딸아이는 대충 시험을 치러도 될 텐데 웬일인지 전 과목 100점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험을 보겠다고 한창 벼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는 대입이라는 부담감을 가지고 공부하고 시험을 보다보니 늘 맘이 편치 않았는데 아무 부담 없이 공부하고 시험을 보게 되니 나름 공부할 맘이 드나봅니다. 늦게나마 든 생각이지만 예전 시험도 이번처럼 부담 없이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과 아이가 그렇게 힘들어 하지 않았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좀 들었습니다.

이제는 수능을 마치고 수시지원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면접을 준비하거나 면접없이 최종합격이 바로 결정되게 됩니다. 학교생활도 요즘은 매일 일찍 끝나는 편이라 딸아이와 제법 이야기 할 시간이 생기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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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졸업하게 될 하남고등학교 전경]

저는 딸아이에게 만약 “다시 고1이 된다면 꼭하고 싶은 3가지가 무엇인지?”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에는 딸아이처럼 미국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고등학교로 복학하는 후배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후배학생들이 정말 놓치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것 3가지를 물어본 것입니다. 딸아이의 대답은 다음 3가지였습니다.

1. 공부 안 해도 피곤하다. 그러니 공부하고 피곤한 것이 낫다.
딸아이가 입시준비를 하면서 제일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바로 공부를 위한 컨디션 조절이었습니다. 공부할 때 체력이 떨어진다거나 마음이 불안해 진다거나 특히 피곤해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늘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고 감정이 다운되지 않으려고 음악도 많이 듣고 잠도 많이 자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컨디션에 항상 신경을 썼으면서도 늘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더니 언제부터인가 공부를 안 해도 피곤하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피곤해도 공부해서 맘이나 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따라서 피곤해도 쉼 없이 공부하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몸을 아껴도 피곤하니 피곤해도 공부해서 실속이라도 챙기겠다고 합니다.

2. 친구들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 적이 아니라 전우다.
두 번째로 대답한 것이 아무리 힘들어도 좋은 친구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3년이라는 긴 세월을 입시준비에만 몰두하다보니 가장 힘든게 외로움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같은 반 친구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이상하고 슬픈 상황이다 보니 더 외로워 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매일 야간자율학습이 진행되곤 하면서 그때마다 친한 친구와 야식으로 라면도 함께 먹으며 수다를 떤 것이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습니다. 다름이 아닌 그 힘으로 3년을 지내고 버틴 것 같다고 합니다. 역시 친구는 적이 아니라 전우란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3. 적극적인 학교활동이 공부하는 로봇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자존감을 지켜줬다.
미국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온 후 딸아이가 제일 힘들어 했던 학교생활이 바로 방과 후 활동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방과 후 활동은 다름 아닌 학원생활 아니면 자율학습 뿐이기 때문입니다. 미국학교에서는 예체능은 물론이며 다양한 문화 활동 등을 통하여 학습 뿐 아니라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 자존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활동 기회가 많았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학교에는 그런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다름 아닌 학교활동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나 대회에 적극 참여를 했습니다. 물론 수상을 기대하고 준비를 했지만 준비하는 과정 중에 “나는 공부만 하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지킬 수 있었다.”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전공 선택의 문제를 동아리나 봉사활동을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었고 또한 입시지원에 필수사항인 자기소개서 작성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학업이외의 적극적인 학교 활동이 자신의 자존감을 살리고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솔직히 위 3가지 답을 하기 전에 딸아이는 첫 대답으로 “고1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뒤질(?)꺼에요 하하하”라고 답했습니다. 아마도 그게 가장 솔직한 대답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딸아이는 정말로 고1로 다시 돌아 가라고하면 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주변에 안타깝게도 고등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어 정말 가면 안 되는 길로 가는 자녀들이 있습니다. 정말 그런 일은 다시 생기면 안 될 것입니다.

가만히 딸아이와 대화하는 걸 듣던 아이엄마도 자신도 다시 고1로는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으며 실제로 늘 딸아이에게는 2가지 주문을 했습니다. “ 우리는 재수는 없다. iN서울만 있을 뿐이다.” 라구요.

12월 5일 딸아이의 수능결과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수능은 “불”수능이라고 아이들이 너무 어려웠다고 합니다. 딸아이 말로는 수능시험 도중에도 많은 학생들이 여기저기 흐느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딸아이도 수능시험 끝나고 남몰래 울었다고 했습니다. 딸아이 뿐 아니라 세상에 있는 모든 수험생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얘들아, 정말 수고 많이 했다. 그리고 세상에 있는 모든 엄마 아빠들은 어떤 결과에도 실망하지 않고 진심으로 너희의 노력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늘 너희를 사랑하고 응원할게,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