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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길] 자녀교육칼럼 19 - 부모는 감독이 아니라 응원대장이다
부모는 감독이 아니라 응원대장이다

청소년 진로상담사
밝은미래교육 대표이사
이영길

그동안 자녀교육 사업을 해 오면서 수많은 자녀들과 부모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녀와 부모를 동시에 만나게 되면 평소 부모자녀 관계가 어떠한지를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함께 있으면 말 자체를 안 하려는 자녀도 있으며, 부모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자녀도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어떤 경우에는 부모 앞에서 큰소리를 쳐가며 훈계하듯이 빈정대거나 따지며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다정다감하게 부모자녀 간에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가정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모습들의 부모자녀 관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마치 부모자녀 관계가 그라운드에서 운동경기를 하는 경우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 자녀들은 그라운드에 출전하는 선수가 되고, 부모들은 경우에 따라 감독이나 코치의 역할, 심판의 역할, 응원대장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부모의 역할로 자녀와의 관계가 형성되는데 몇 가지만 살펴봤으면 합니다.

첫째, 감독형의 부모가 있습니다.
둘째, 심판형의 부모가 있습니다.
셋째, 응원대장형의 부모가 있습니다.


위의 세 가지 경우는 부모별로 한두 가지에 몰두 되어 있거나 혹은 모두 복합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의 성격(타고난 기질)에 따라 특별한 학습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어떤 유형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감독이나 심판의 역할을 해 줄 사람은 많은데, 정작 응원대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씀드리면 부모 외에는 어떤 누구도 응원대장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감독형의 부모들은 부모 스스로 세상을 살아오면서 깨우친 가치관, 노하우, 어떤 경우에는 신앙 심 까지도 자녀를 지휘하고 코칭해서 최소한 자기보다 성공한 존재로 키우고 싶어 하는 성향이 매우 강한유형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녀에게 압박감을 많이 줄 수 있어 자칫 자녀를 반항하는 아이로 키울 여지가 매우 높습니다.

심판형의 부모들은 검열관의 성향이 아주 강한 유형의 부모님들입니다. 정확한 판단을 해야 자녀에게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자녀들을 살피다 보니 아이들이 숨이 막혀할 정도로 지나친 간섭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잘잘못을 따져주는 성향이 강하고 남의 자녀와 자주 비교하여 평가하므로 자녀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원대장형의 부모들은 자녀가 잘하든 못하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도 언제나 자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유형의 부모들입니다. 그래서 작은 성취에도 매우 기뻐하며 자녀들의 자존심을 살리려 노력합니다. 대체로 이런 유형의 부모들은 부모자녀 관계가 원만하며 자녀들 스스로도 부모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자칫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성취동기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어느 한 유형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저는 그래도 항상 부모님들에게 응원대장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권유 드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서두에도 말씀드렸듯이 세상에는 응원대장의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감독이나 심판은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선생님이나 선배, 그리고 전문가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있기에 우리 자녀에게 꼭 필요한 응원대장은 포기나 양보하지 않기를 꼭 당부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쉽게 부모의 역할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부모님들께서도 원 부모로부터 받은 여러가지 역할에 따른 적응방법이 달랐을 것이며, 세상살이 하면서 깨닫고 느낀 점, 그리고 타고난 성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도 전형적인 감독형의 부모입니다. 뭐든지 목표를 정하고 그곳으로 가기위한 전력투구를 해야 하며 조금도 지체되면 못 견뎌하는 성향입니다. 우리집 아이들이 늘상 하는 말이 “아빠는 아빠 맘대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좋은 뜻이 아닌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란 말입니다.

이런 제 성향을 평소에도 잘 알고 있기에 될 수 있는 대로 아이들의 생각이나 요구를 잘 들어주려고 노력하지만 특정한 상황이 생기면 어김없이 제 감독성향이 나오게 됩니다.

이번에도 미국에서 손님이 왔습니다. 큰딸아이가 미국교환학생으로 가있는 동안 가장 친하게 지냈고 처음 외박을 나갔던 친구인데 이름은 ‘빅토리아’입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지가 4년이 지났는데도 자주 SNS로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또 가끔씩은 오랫동안 수다를 떠는 것을 보곤 했습니다. 이번에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빅토리아를 초청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허락을 했고 현재는 저희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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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온 딸아이의 친구 빅토리아

그런데 문제는 제가 딸아이에게 ‘빅토리아’와 함께 다닐 여행 계획서를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20여일 머무는 동안 어렵게 한국으로 왔으니 즐겁고 보람된 일정을 보낼 수 있도록 일정표를 만들어서 내게 검토를 받으라고 일렀는데 그게 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겨우 도착 하루 전에 보여 줬는데 계획표가 제 맘에 안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수정을 좀 했는데 제가 봐도 이건 여행이 아니라 훈련인 것처럼 짜졌습니다.

이렇듯 아이의 입장에서 뭔가를 도와주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항상 내일이 되곤 하며 결국에는 아이의 계획표도 실행 결과도 제 맘에 안 드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저도 감독직을 버리고 응원대장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늘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언젠가부터 딸아이와 문자를 나눌 때에는 항상 문장 맨 뒤에 이렇게 쓰곤 합니다.

“사랑한다~  수아천사^^ ♡♡♡”

제 성향이 감독형이지만 늘 딸아이를 응원한다는 뜻입니다. 중요한건 항상 문장 맨뒤에는 하트(♡) 3개를 꼭 붙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딸아이로부터

“♡아빠 저도 사랑해요^^♡”

라는 답장을 늘 언제나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감독직을 내려놓고 응원대장이 되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